Text 7. 잠을 깨우는 전화 한 통 - 자신의 욕구에 귀기울이기
👤 정귀례 📅 2013-03-04 22:42 👁 31
자신의 욕구에 귀기울이고 스스로를 돌아볼 때에만 당신의 심신은 무럭무럭 자라나게 됩니다. 만약 당신이 자신의 욕구를 계속해서 무시하기만 한다면, 결국에는 그렇게 대처한 데 따른 대가를 어떤 식으로든 지불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드러나 있는 것들을 언제까지고 눈을 꾹 감은 채 무시하기만 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는 법이지요.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관심을 필요로 합니다. 화초를 무작정 내버려두기만 하면 어떤 일이 생기나요? 말라죽지 않는 편이 이상하겠지요. 그러나 규칙적으로 물을 주고 양분을 제공한다면 어떻습니까? 당연히 꽃을 피우겠지요. 당신 자신이 꽃을 피우고 무성하게 자라나기 위해서도 마땅히 사랑과 관심을 받아야 합니다.
내가 아팠을 때 나는 내 몸과 삶에 대한 통제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나 아프고 허약해진 탓인지 무서운 상상 말고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지요. 죽게 될까 두려웠고, 검사와 수술이 두려웠습니다. 다시는 낫지 못할 것 같아 두려웠고, 결국엔 혼자 남겨질까봐 두려웠습니다. 혼자 있어야 되는 상황도 싫고, 운전하는 것도 싫고, 혼자서 산책하는 것도 싫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아프다는 사실이 끔찍했고, 이렇게 심하게 겁에 질려 있다는 것도 몸서리치게 싫었습니다.
이렇게 서서히 쇠약해지는 쪽으로 심신이 치닫는 것을 막아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내 몸과 감정을 존중하고 내가 필요로 하는 것에 더 주의를 기울이자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몸이 말하고 보여주는 감정에 더욱더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내 몸 각각의 부분들이 나에게 하는 말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쉬어"라는 말이 들리면 쉬었습니다. "먹자"라는 말이 들려오면 먹었고요. "자고싶어"라는 말이 둘리면 잠을 청했습니다. 어느 날은 내가 먹는 음식이 내게 맞지 않고, 그 음식 때문에 몸에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는 내 몸의 말을 들었습니다. 음식 알레르기에 관한 책을 사서 읽고 몇 가지 알아가면서 나는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심하게 일하는 것이나 너무 많은 내담자를 만나는 것, 그들의 고통을 모두 껴안는 것을 실은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점점 더 명확하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일을 잘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내담자들로부터 나에게 전이되는 감정을 차단하기란 불가능햇습니다. 내가 일해온 방식은 그러한 차단과는 정반대였습니다. 내담자를 '느끼는' 것이 내가 그들과 만나는 방식이었으며, 그렇게 해서 그들이 어떤 감정과 씨름하고 있는지 분석하고, 심지어 그러한 고통스러운 감정을 품느라 몸의 어느 부분에 탈이 났는지까지도 파악해 왔으니까요.
이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두 가지뿐이었습니다. 첫째는 임상 치료를 완전히 그만두는 것, 그러나 사실 이는 대안이랄 수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기본적으로 내 일을 사랑하고 있었으니까요. 두 번째는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 물론 이것이 내게 가장 적절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를 실천에 옮기려면 내가 맺고 지켜오던 많은 계약을 깨뜨려야만 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앞에서도 언급한 바, "너는 언제나 가족들을 돌보고 보살피는 사람이 되어야 해. 그러면 네가 사랑을 받을 거야"라는 계약이었습니다.
나는 서서히, 내가 모두에게 모든 것을 다 주는 사람이 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 맺은 계약으로부터 벗어나 내 스스로를 먼저 돌보아도 괜찮다는 것을 알게 되자,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을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천천히 걷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면의 목소리를 더욱 잘 듣고 존중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깊이 나아갈 필요가 있었습니다. 사실 끈임없이 내게 들려왔던 것은 내가 유독 성분을 뿜어내는 쓰레기 처리장처럼 되어버렸다는 크고도 분명한 목소리였으니까요. 겉으로 드러났든 드러나지 않았든, 나는 무시무시하고 고통스러운 수많은 생각과 느낌, 기억, 계약으로 내 자신을 꾹꾹 누른 채 스스로를 독살시키고 있었습니다. 내 시누이는 나를 살아있는 폐기물 처리장이라 불렀을 지경이었으니까요. 내 자신조차 한 친구에게 농담삼아 말하길, 정부의 허락이 떨어진 뒤에야 내 스스로가 제대로 된 쓰레기 처리 및 정화 시설을 갖출 모양이라고 말했지 뭡니까!
자신의 욕구를 묵살하고 있습니까? 지금 잠시 멈춰 서서 당신의 생각과 느낌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무엇이 들리나요? 당신을 불편하게 하고 괴롭게 하는 감정을 발산하려면 당신에게 어떤 일이 필요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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