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누군가를 위해 달려나가는 삶을 살기 전에, 먼저 자기 스스로를 위해서 자리를 지켜주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무척 심하게 아팠을 때 의사들은 내가 어떤 물질에 대해 악성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하지만 도대체 어떤 물질때문에 그런 증상이 생기는지는 밝혀내지 못했지요. 그때 나는 내 삶 자체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 믿게 되었습니다.
나는 여러 해 동안 몸과 마음의 상관 관계를 연구하고 가르치며 살아왔습니다. 생각과 느낌이 따로 떼어낼 수 없이 서로 얽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지요. 고통스러운 감정을 꾹 참으면 그 고통은 신체라는 다른 경로를 통해 대신 발산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제까지의 나는 선생으로서 그러한 사실을 가르쳐왔지만, 이제는 내 자신이 학생이 되어 그간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 왔던 것들을 새롭게 배워야 했습니다.
빡빡한 스케줄을 따라 정신없이 일하며 지내는 동안 나는 개인적으로 많은 상실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내 딸이 어느새 다 자라서 내 품을 떠나려 하고 있었지요. 그 아이가 독립해 나갈 수 있도록 부모로서 돕기는 했지만, 나는 미칠 듯이 그 아이가 그리웠습니다. 게다가 내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괴로운 일들이 가족 내에서 불쑥불쑥 생겨나곤 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가족들이 나에게 상담을 받으러 오는 내담자들처럼 되어버린 겁니다. 나는 그들 모두를 어머니처럼 돌보아야 했습니다. 사랑해 주고, 믿어주고, 받아들여 주고, 편안하게 해주고, 또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까지 일러주어야 했습니다. 해내야 하는 일의 수준과 강도가 높아짐에 따라 나는 내 자아에 관해서는 갈수록 더 많이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너무 많이 아파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되자, 나는 마지못해 내 자신에게 잠시 휴가를 줄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저 하루를 잘 버티고 살아남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가 되어버렸지요. 동시에 나는 이제 잠시 뒤로 물러나 있을 시간이 필요하다고 끊임없이 속삭이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만으로도 엄청나게 위안을 받는 내 자신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이 거의 새롭게 뒤흔들리는 것 같은 깨달음이었습니다. 내가 꼭 모든 사람을 다 돌봐주어야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나는 그저 내 자신에게만 집중하면 되는 거였지요.
비로소 나는 내 자신에게 그냥 내 모습 그대로 편안하게 있으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때서야 내 삶의 행로를 결정지어 온 몇 가지 커다란 원칙이 무엇이었는지를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내가 어린 시절 수도 없이 많은 계약을 맺어놓고 있었다는 것이 뚜렷해게 보이기 시작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아프거나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일을 잘 해내면, 나는 내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던 칭찬도 듣고 인정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남들에게서 아무리 칭찬과 인정을 받아도 결과적으로는 늘 힘이 들 수밖에 없었지요. 나는 육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심지어 영적으로도 점점 더 고갈되어 갔습니다. 내 삶 속에서 더 이상 기쁨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내가 그토록 열심히 강의하고 가르쳐왔던 것을 이제 정말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생긴 것입니다.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고 보살피는 것은 단순히 그래야 좋은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한 삶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하는 필수의 것입니다. 이것은 전혀 이기적인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며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일 뿐입니다. 당신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스스로를 먼저 돌보는 삶을 살고 있나요?
당신은
* 자신의 필요에 앞서 타인의 필요를 우선시하는 편입니까?
* 실제로는 못하겠다고 느끼면서도 부탁을 받으면 응낙해 버리고 맙니까?
* 자신이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한계선이 어디까지인지 정확히 가늠하고 있나요?
* 감정을 꾹 눌러두었다가 혼자서 우울해 하거나 혹은 한꺼번에 분노를 터뜨립니까?
* 두통이나 요통, 갑작스러운 복통 같은 증상을 자주 경험합니까?
* 당신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거나, 그것을 남에게 요청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느낍니까?
* 아무도 당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알아주거나 배려해 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까?
* 당신이 응당 받아야 한다고 느끼는 것보다 적은 것이 돌아오더라도 적당히 포기하고 마는 편입니까?
만약 위 질문 중 대부분의 항목에 대해 "그렇다"라고 대답했다면 당신은 자기 자신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사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당신이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이며 당신의 욕구가 소중하다는 사실을 배워나갈 바로 그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