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계약이란 쌍방이 여러 가지 조건에 동의할 때에 비로소 맺어지는 것으로, 그 계약의 내용은 의무적으로 이행되어야 함을 전제로 합니다. 계약은 구두로만 맺어지기도 하고, 문서로 작성되기도 하지요. 일단 동의해서 계약을 맺고 나면 당신은 그 세부적인 요건에 따라 특정한 일들을 의무적으로 지켜야 합니다. 그리고 그 대가로 무엇인가 당신에게 가치 있고 필요한 것을 얻게 되지요. 이런 것을 계약이라고 합니다.

이 책에서 계약이라 할 때는 이러한 과정이 한 개인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것을 일컫습니다. 사람들은 아이였을 때 가족 구성원들이 자신에게 보이는 태도나 반응을 면밀히 검토해 그 의미를 파악합니다. 소소한 말투 하나, 표정 하나를 일일이 자로 재고 무게를 달아 그 속에 담긴 메시지를 살피는 식이지요. 그러한 관찰과 분석을 반복한 끝에, 당신은 어떤 식으로 행동해야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주위로부터 쉽게 얻어낼 수 있는지 마치 수학 공식처럼 잘 정리해서 스스로에게 입력시켜 둡니다. 앞으로 이 책에서 계약이라 지칭할 때는 이와 같이 당신이 어린 시절 자기 스스로와 맺은 합의 사항을 의미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비록 당신은 그것이 당신과 부모 상호간의 약속이라고 믿었겠지만 말이지요. 이러한 계약은 당신이 가족내에서, 그리고 훗날 바깥 사회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행동하게 될 것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