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포기해 버릴까?
👤 victory 📅 2009-05-16 13:22 👁 1,393
김00: 2009-05-06

너무도 오랜만에
빅토리사이트에 들어와 보니
별 새로울 것 없는 모던한 느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르는 사이 사계는 우리 곁에서 변해가듯이
자연스럽게 변한 내용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합니다.
저의 집 앞에 꽤 오래된 여중고가 있습니다.
여고의 높은 담장에 가득찬 담쟁이 넝쿨을 보면서
많은 세월의 흔적을 느끼며,
오래전 고등학교 빡빡머리 시절 등교길에 나의 발길을 멈추게 했던
라일락고목의 냄새와 함께 막연히 생각했던 먼 훗날의 내모습을 기억해 내고선
너무도 다른 길에 서있는 나 자신이 싫어 고개를 저으며, 현실을 부정해 보지만
오히려 나의 현실은 더욱더 또렷히 각인되어 날 괴롭힙니다.
너무도 멋지게 변해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서서 자랑스럽게 일하는 동창녀석들 녀석들 녀석들......
작은 돌뿌리에 걸려 넘어진줄만 알았는데...
내 삶의 전반을 바꿔놓을 바위라는 사실을 깨닿고 보니 나의 어리석음이 더욱 뚜렷하게 느껴집니다.
인간사에 있어 모든 것이 연륜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으나, 내 삶의 연륜은 수치와 부끄러움 뿐이라는 사실이 너무도 괴롭고 슬프게 합니다.
집의 장이나 가구를 바꾸듯 내 삶을 바꿔놓을 수만 있다면...
하지만 인생의 흔적은 결코 바꿀 수 있는 장이 아님을 깨달아버린 나이...
차라리 버릴까?
차라리 포기해 버릴까?
포기마저도 어린자식들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들이 원치않던 순간에 깊은 상처를 남긴 흔적에 대한 고통을 생각해 보면
나만의 권리는 아니기에 나 자신을 보며 탄식합니다.
나! 나를 어찌할까요!
나를 어떻게 할까요!!!...

덧글 : 1 개

이00: 어쩔 수 없이 아픈 얘기를 해야 합니다. 지금 어느 누구든 지체님께 잘하고 있다고 말할 순 없겠지요. 물론 저 자신도 그렇구요. 우리 중독인이 한 번 깨지면 그 후유증이 참 오래 가지요. 난 그저 순간 잠깐 미끄러졌다고 믿고 싶은데 주위 분위기가 도저히 그렇게 용납 안하는 분위기라서 더 힘들게 느낄때도 솔직히 참 많지요. 이럴 땐 정말이지 화가 많이 나지요.
정말 어떤 땐 "아, 그 때 이랬으면...." 하며 오줌 지릴만큼 안타까왔던 적도 있지요. 근데.... 다른 이는 모르지만 전 이럴때 이미 혓바닥이 찌리해 오면서 이미 약간 신듯한 히로뽕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리곤.... 가지요.
그리곤 뒤늦게 새 세상 안게 너무나 억울해 이제라도 악착같이 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기서 누구 눈치를 보겠습니까? 제대로 사람답게 좀 살아 보겠다는데.... 50평생 그렇게 못 살았다는데..... 내가 뭘 달랍니까? 그냥 좋은 얼굴로 지켜나 봐 달라는데.... 가능한 안 깨지려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쉽게 됩니까? 맨 날 이번 한번만....
그래도 세상 아무도 몰라도 난 압니다. 내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걸.
더 깊숙한 나는 더 압니다. 나도 언젠간 손가락질 안받고 당당히 세상을 맞을거야.... 거기에 빠진 내가 너무 불쌍해 엉엉 운적도 많았지요.
이 울음조차도 이젠 헛되이 날리지 않겠다는 각오도 합니다.
나같은 죄인이.... 하며 노상 죄짓고 사는건 가장 비겁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 몇 년 더 이 땅에 있을지 모르지만 최대한 내 죄에 대한 용서는 빌다 죽고 싶단 생각을 했습니다. 너 같은게 무슨 '중독협회'를..... 차라리 '재발협회'나 만들어라....는 소리도 들리지만 난 갑니다. '재발협회'는 굳이 안 만들어도 스스로 너무 잘 돌아가니까.....
따로 또 올리겠지만 다 들 우리 중독협회 회원이신데.....
협회를 위하여 뭔가 하고 싶지 않으신지요?
이제 슬슬 돌리고 있으니 다 들 지켜봐 주시고, 기도해 주시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길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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